내가 중학생일 때 혼자
우연히 서점에서 책을 뒤적이다가
이 페이지를 읽고 눈물이 툭 떨어져서
즉흥적으로 책을 그 자리에서 산 적이 있다.
당시 인터넷서점이 활성화 되던 때라
급한 학원 문제집이 아니면
서점에서는 책을 잘 사지 않던 날
가슴 저리도록 울게 만든 건 이 글 때문이었다.
내가 아프지 않기 위해 시작한 그 방법은
점점 마음이 상하지만 겉으로 웃을 줄 알게 되고
기분 나쁘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한다.
이 한 문단이 그 시절
감수성이 풍부했던 내게
"그래... 많이 힘들지?" 하며
"이제 그만 애써도 돼."
하는 것 같았고
복잡하게 얽혀 나를 괴롭게 하는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실타래가 풀리면서
불안한 감정들이 많이 진정이 되었던 기억이 있다.
이 구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귀 중 하나가 되었고
공부하다가 문득 싱숭생숭해져서
수학 연습장에 외운 이 글귀를 끄적인 적이 있는데
엄마가 내가 푼 문제를 채점하다가
그 글을 발견하고는 많이 우셨다고 했다.
딱 내 모습 같아서...
내가 샀던 이 추억의 책은
아마 엄마가 집 근처 알라딘에 팔아버리고 이미 없겠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 내가 어른이 된 지금
파페와 포포이야기 전 시리즈를
다시 처음부터 읽고 싶어져
내일 아침에도 이 맘이 변치 않는다면
다시 구매를 하려한다.
감성에세이는 대부분
억지로 감정을 이끌어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장르이지만,
파페포포는 담담하게 툭.
그동안 자신도 모르게 숨겨온 그 무언가를
은유적이면서도 감각적인 표현으로
너무 뜬구름 잡듯이 애매모호한 미사어구는 지양하면서
머릿속 가득한 여러 고민들의 해결책을
정확하게 직면하게 해주는 오묘한 책이다.
지치고 메말라 있는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는
나만의 요정 같은 책,
내가 나중에 아이를 낳게 된다면
아이에게도 꼭 읽히고 싶은
순수 청년 파페와 착한 처녀 포포의 이야기
2020. 3. 9 AM 5:59
잠 못 드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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