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네비에 [작은 가게]라고 검색했더니 서울 소재의 음식점이 떠서 당황했는데 뒤에 [安]이라는 한자가 하나 더 있더라구요 :) 제 포스팅을 보고 가시는 분들은 검색하실 때 꼭 <작은 가게 안>이라고 검색해서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시원한 메밀국수를 참 좋아해서 대학교 다닐 때도 자주 먹었던 음식인데요 :) 마침 다이어트 하느라 저녁은 맛있는 걸 먹고싶더라구요, 그래서 원주에 올 때부터 맛집을 🌿녹색창에 검색해보다가 이 식당의 메밀국수 사진에 시선이 꽂혀 볼일 보고 부랴부랴 금요일 오후 6시쯤 도착했습니다.
검색했던 대로 차 한 대로 가려질 만큼 외관상은 작은 식당이었는데, 들어가 보면 테이블이 10개가 넘고 내부 화장실도 있는, 있을 건 다 있는 식당이었어요 :)
가게 앞엔 오밀조밀하게 잘 꾸며진 화단이 있었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소파가 있었어요. 배고파서 허겁지겁 들어가는 바람에 화단을 찬찬히 구경하는 여유는 즐기지 못했지만, 사진으로라도 만족해야 겠어요 ^^
식당 문 여는 시간은 오전 11시반~ 오후 8시까지라고 가게 입구 오른쪽에 있는 칠판에 쓰여 있구,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 ~ 5시까지입니다.
일요일이 휴무라고 알고 갔는데, 휴무일에 대한 표기가 없어 아쉬웠어요... 제가 맛집을 쉬는 날에 가기 전문이라 휴무일이 궁금했거든요 ㅎㅎㅎ 어쩌면 요즘은 코로나때매 불경기라 정기적으로 쉬지 않으셔서 굳이 휴무일을 안 쓰신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ㅜㅜ 혹시 이 곳을 들를 의향이 있으신 분들은 미리 전화해서 확인해보셔요 :)
가게상호 맨 뒤에 [ 安 ]은 사장님이 부연설명이 없으시긴 했지만, 저의 추측으로는
이런 중의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답니다. 포스팅을 쓰다보니 갑자기 安의 의미가 어떤 것이 있는 지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보니 정말 많은 뜻이 었었어요.
중학용 한자라고 적혀 있는데 뜻이 10가지나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반성 반성... 이렇게 다중적인 의미가 있는데, 가게 상호를 보고 해석하는 것도 재밌는 가게였던 것 같아요 :)
밖에서 본 것보다 가게 내부가 상당히 넓고 테이블이 많았어요 :) 전체적으로 조명이 아래에 위치해 있어서 가게 내부 구도의 중심이 아래쪽에 있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있었답니다. 보는 사람의 시선이 아래쪽 위주가 되다보니 전체적으로 포근하고 안락한 첫인상을 받았습니다.
금욜 오후 6시쯤 도착했는데, 전에 식사 중이던 손님 한 팀이 계산 중이셨어요.
정직한 원산지 표시판이 가장 먼저 제 눈에 들어왔어요 :)
메밀국수를 먹으러 온 건데도 국내산 제주도 돼지고기로 만드는 돈까스를 오랜만에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던 차였는데, 갑자기 여자사장님께서 굉장히 미안해하시며 지금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죄송하다고 하시더군요ㅜㅜ 입구컷 당해서 뭔가 조금 당황했지만, 재료가 없다고 하니 별 수 있나요 ㅠㅠ
근데 메밀소바 재료가 소진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서 혹시 소바는 가능한지 여쭤봤더니 그건 가능했나봐요 ^^; 그런데... 저희의 질문을 듣고 사장님이 알 수 없는 태도를 보이셔서 고개가 지금도 갸웃합니다.
사실 제가 사람들 말의 뉘앙스나 제스처, 표정 등에 조금 민감한 편이라서 동행한 친구에게도 오는 길에 한 번 물어봤습니다. "여사장님이 우리가 메밀 소바는 가능하냐고 여쭤봤을 때 반응 어땠어?" 그러자 같이 간 친구도 바로 앞에서 차마 말을 하진 않았지만, 조금 민망했다고 후에 얘기하더군요. 뭔가 저희도 손님은 손님인데, 괜히 민폐 같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같이 간 일행에게도 미안했구요. 제가 검색해서 가자고 한 거라...
강원도 주천에서 볼일을 보기 위해 원주까지 왔던 터라 배가 많이 고팠어요. 그래서 이게 무슨 상황이지? 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일단 자리에 앉았습니다.
테이블은 총 10개 정도 있었구요, 테이블마다 사케모양을 형상화한 티슈꽂이가 귀여웠어요.
생맥주 기계가 가게 중간에 자리하고 있었고, 테이블 선반 위에 잡지 책이 진열이 되어 있었어요.
원래 돈까스 하나 메밀소바 하나를 시키려고 했는데, 재료가 없다고 하셔서 메밀소바만 2개를 시켰어요. 재료가 소진되어 급하게 새로 만드셔서 그런 지 20분 정도 기다려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건 저희 쪽이라 이 정도 기다림은 기다릴 만 했어요.
미리 알고 온 대로 새우튀김이 올려져 있었어요. 사이드로 단무지와 김치를 주시는데 시원하고 맛있었구요. 돈까스랑 먹으면 진짜 맛있었을 그런... 시원함?
생메밀국수 근접샷이에요. 얼음이 동동 많이 떠 있어요. 얼음은 계산대 옆 정수기에서 한 가득 넣어주시는 것 같았어요.
생와사비는 우리가 흔히 아는 알갱이가 눈에 잘 보이는 그런 고퀄은 아니었으나 쯔유에 넣었을 때 맛이 괜찮았어요 :)
블로그에서 본대로 무즙이 알차게 들어있었습니다. 제가 서치한 다른 블로그에서는 모양 이쁘다고 삶은 달걀 같다고 칭찬일색이라 어떤 모양일 지 궁금했는데, 무즙모양이 그 정도는 아니었어요. 안예쁜들 예쁜들 어떠하리... 많이 주셔서 그냥 좋았습니다.
윤기가 좌르르! 면발이 탱글탱글 맛있었어요 :)
새우튀김은 새우가 알이 통통하진 않았지만, 메밀소바에 손 한 뼘 길이의 새우튀김을 얹어주시는 것만으로도 양이 적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좋은 콜라보였던 것 같아요. 데코레이션을 신경쓰시다 보니 처음부터 새우튀김을 메밀소바 위에 얹어주시는데, 맛과 식감을 생각하면 따로 작은 접시에 주시는 게 어떨까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음식을 받자 마자 꺼냈었는데도, 튀김옷이 젖어서 약간 바삭바삭한 식감을 놓치는 듯한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새우튀김은 튀김옷이 보시는 것처럼 잘 입혀져 있고, 쯔유가 닿지 않은 부분은 바삭하긴 했지만 기름이 아직 덜 빠진 듯한 기름 먹은 바삭한 식감이 입 안을 가득 채워서 튀김을 먼저 먹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먹고 싶은 것부터 손이 가다 보니 저의 판단 미스 또르르... 메밀소바가 개운해서 손이 가지 않았던 김치와 먹으니 맛있었어요 ;)
불금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재료가 너무 빨리 소진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 조금 아쉬웠던 <작은 가게 안>.
편안한 식사를 하라고 가게명을 그렇게 정하셨을 텐데, 음식이 아주 맛있긴 했지만 편안한 식사였다고는 자부하지 못할 것 같아 조금... 저도 속상했던 것 같아요. 많아야 10000원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고 먹는 식사에 미슐랭 별 3개짜리 레스토랑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까지 바라고 간 것도 아니지만 제가 조금 실망했던 포인트는 다음과 같아요.
(1)-① 저희가 왔을 때 줄이 다 끝난 건 지는 몰라도, 재료가 실제로 모두 소진되어서 저희가 음식을 먹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면, 차라리 나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결과론적으로 생각했을 때는요.
(1)-② 재료가 없어서 이제 손님을 못받는데, 사실 메밀소바의 재료도 있었고, 돈까스 재료도 10분 늦게 준비되는 것 뿐 저희 팀 다음에 오신 남자 손님 한 분은 돈까스를 드실 수 있었거든요.
- 제 일행을 손님으로 안 받을 수 있게 다른 손님께 도와 달라는 건지 뭔지 의아했던 상황
- 만약 앞 손님들이 장사하지 말라고 했으면, 저희는 그냥 되돌아갔어야 하나 싶었던.... 아리송한 상황
- 그냥 발길을 돌렸으면 아마도 특정 메뉴가 가능했다는 사실을 몰랐겠지만, 막상 메밀국수는 가능했던 의아한 상황
- 하지만 (4)의 경우 앞선 서운한 부분 때문에 괜히 더 하나하나 예민했던 부분이라 이해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갑자기 할 일이 생기면 바빠서 놓치는 부분도 많으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이 부분이 진짜.... 뭐지?;;; 싶었던 부분인데, 30분도 아니고 저희가 자리에 앉아서 메밀소바를 시키자 마자 다른 손님에게는 갑자기 조금 기다리면 돈까스가 가능하다고 하시니까 왜 우린 안되고 저분은 될까... 라는 괜한 오해를 하게끔 하는 손님 응대가 조금 센스가 부족하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맞아요, 저희는 어찌 보면 처음 보는 손님이기도 하고, 어쩌면 오늘 한 번만 오고 정기적으로 오지 않을 손님일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누구는 조금 기다리면 돈까스가 가능하고, 누구는 들어오자마자 재료 소진되었으니 죄송하다고 이만 나가주시라고 하신다면 서비스에 너무 일관성이 없는 건 아닌가... 싶어요.
- 사장님은 그런 의도가 아니셨을 수도 있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충분히 단골 손님과 뜨내기 손님을 차별하는 건가라고 그 말의 의미를 곡해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서도 뭔가 찝찝했던 것 같아요.
- 저희가 왔을 땐 소진되었던 재료들이 갑자기 생기기라도 한 걸까요...? 계산할 때 이미 남자 손님은 돈까스를 절반 이상 드셨더군요..... 주문을 하기도 전에 소진되었단 말을 들었던 그 돈까스를요.
- 단골 손님들에게 드릴 음식을 미리 빼 놓으신 것이라면 저희가 뒷전인 사장님의 그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다음부터 저희처럼 뉴페이스 손님이 이 음식점을 찾았을 때 저희가 이번에 느낀 감정을 다른 분들이 느끼시지 않도록 서비스의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도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던 <작은 식당 안>, 그래도 메밀 국수는 다른 블로그에서 미리 보고 온 대로 시원하고 맛이 있었어요. 무더운 날씨에 들이키는 쯔유 국물이 아주 시원하기도 했고, 배가 너무 고픈 상태로 가서 메밀 국수가 적은 양이 아니었는데도 그 날의 제 배에 넣기엔 양이 부족하다 싶었는데, 새우튀김을 먹고 나니 배가 든든한 한 끼 식사였습니다.
학창시절에 온화한 미소를 짓는 교장선생님을 보는 것 같은 포근한 인상의 여자사장님이 해주시는 맛있는 돈까스를 다음번엔 꼭 한 번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잠깐의 눈가리고 아웅식의 서비스를 지양하는 것이 음식을 먹는 손님 입장에서도, 거짓말을 하는 사장님 입장에서도 서로 괜한 오해를 하지 않고 마음 상할 일이 없을 것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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