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에 따라 다소 불편하거나 성적인 단어가 포함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기사 제목 : [한국의 과학수사]지문 ②안산 어린이 성폭행 사건(조두순 사건)
1평반 크기 화장실에서 6시간을 감식하다
우리의 과학수사는 어느 수준일까.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생긴지 50년이 됐고 각 경찰청에는 과학수사요원으로 활동한지 15년이 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예산 노부부살인 사건처럼 그동안 대조식별이 어려웠던 지문대조가 이제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순식간에 처리되는 수준으로 올랐다. 혈흔 DNA 지문 검시 족윤적 감식 등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시신주변 물체, 매장토양을 통한 사건발생 시간 확인, 프로파일링을 통한 범인행동양식 파악 등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개별 사건에서 과학수사가 그늘에 가려진 것도 사실이다. 이에 우리나라의 과학수사를 각 사건을 통해 연재해 독자들로 하여금 수사의 이해를 돕고, 동시에 치안에 대한 불안을 줄이고자 한다.
지문은 개인별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동일한 지문을 가진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이러한 지문의 특징은 범인을 특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약과 감식방법 또한 상당한 발전을 이뤄 유리창 테이프 타일 등 어느 곳에서든 지문을 현출해 낼 수 있다.
2008년 12월 11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겨울 날씨가 제법 매서웠다. 나영이(가명 8세)는 아버지의 배웅을 받으며 8시 20분쯤 집을 나서 학교로 향했다. 어머니는 나영이가 일어났을 땐 이미 출근하고 없었다. 큰 길에는 출근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나영이는 큰 길을 벗어나 비탈길을 올라 샛길로 들어섰다. 지대가 높아 큰 길에 비해 바람이 꽤 차가왔다. 날이 추워서인지 샛길에는 사람이 없었다.
등굣길 성폭행한 대담한 범인
교회가 있는 3층 건물 앞을 막 지나려는데 낯모르는 아저씨가 다가와 “이 교회에 다니니?”하고 말을 걸어왔다. 나영이는 “아니요, 다른 교회에 다녀요”하고 대답했다. 순간 그는 아이의 입을 막고는 “이 교회에 다녀야 한다”며 교회 건물 유리문을 밀치고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는 1층 복도 끝에 있는 화장실로 아이를 끌어넣었다. 그의 입에서 술 냄새가 확 풍겨왔다. 그는 화장실 문을 닫고 화장실 변기 뚜껑을 내리고는 아이를 눌러 앉혔다.
그는 자신의 바지를 내리고 몹쓸 짓을 시켰다. 아이가 반항하자 그는 얼굴을 주먹으로 연거푸 쳤다. 아이의 얼굴에서 피가 흘렀다. 아이가 울자 그는 시끄럽다며 아이의 뺨을 물어뜯었다. 이어 그는 아이의 목을 졸라 실신상태에 빠뜨렸다. 그는 실신상태에 빠진 아이를 강간하고는 사라졌다.얼마 후 정신이 든 아이는 화장실 밖으로 기어나갔다. 화장실 문밖에서 아이는 “살려주세요”하고 소리쳤다. 다행히 건물 앞을 지나가던 사람이 소리를 듣고 들어와 아이를 발견하고는 119와 경찰 지구대에 신고했다.
단원경찰서 과학수사팀은 지구대로부터 “아동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팀장은 “아동 성폭행”이라는 소리에 사건이 크다는 직감이 들었다. 그는 박병민 경장을 포함한 3명을 현장에 급파했다.
타일벽에서 현출한 지문
박 경장이 교회건물 유리문 안으로 들어가 1층 복도 끝 화장실 입구에 도착하니 119 구조대가 아이를 막 이송하는 중이었다. 시계를 보니 오전 9시 10분쯤 되었다. 사건은 8시 30분쯤에 일어났고, 신고 받은 시간은 9시쯤이었다.
유리문에서 화장실까지는 약 6m 정도 거리였다. 평일 아침이라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없어 건물 안은 바깥과는 단절된 느낌이었다. 피해자 상태를 얼핏 살폈다. 얼굴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부었고, 피가 온 얼굴에 묻어 있었다. 눈은 감고 있었는데 눈 주위가 온통 심하게 부어 있었다. 옷은 피와 물에 젖어 있었고, 추운지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하의는 벗겨져 있었고, 탈장이 된 상태였다. 119구조대는 긴급히 피해자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박 경장을 포함한 과수팀 3명은 일단 장갑 마스크 비닐캡 등 보호 장구를 착용했다. 화장실 문은 열려있었고, 문 입구 바깥 측 바닥에는 피해자가 쓰러져있었던 곳인지 피가 빗자루로 쓴 듯 묻어있었다. 우선 현장 촬영을 하고는 복도 피를 채취하고 주변 감식을 시작했다.
화장실 안에는 현장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박 경장은 요즘 현장에 나갈 때마다 사건현장이 잘 보존돼 있다는 느낌을 받고는 흡족했다.
화장실은 1평반 쯤 돼 보였다. 변기는 좌식 1개로 뚜껑이 내려져 있고, 뚜껑에는 피가 묻어있었다. 변기 뒷벽은 타일로 돼 있었는데 이곳에도 피가 묻어있었다. 바닥은 물에 젖어있었고 곳곳에 피가 고여 있었다. 범인이 잔인하고 폭력적인 성격이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범인에 당한 어린이의 고통이 느껴지는 듯 박 경장은 몸을 떨었다.
입구에서 볼 때 왼쪽 편 바닥에는 책가방이 있었고, 입구 오른 쪽 청소용 물받이 옆에 작은 신발 가방이 있었다. 밀대가 물받이에서 대각선으로 바닥에 넘어져있었다.
과수팀은 4개의 벽면과 출입문 문틀 변기 가방 밀대를 일일이 감식해나갔다.
바닥에서 머리칼 한 움큼을 수거해 증거품 수집 봉투에 담았다. 바닥과 벽면을 가로 세로 한 뼘 면적 단위로 한 올의 머리칼, 먼지 하나라도 놓치지 않도록 남김없이 훑었다.
바닥은 젖어 있어 지문채취가 어려웠다. 면봉으로 혈흔을 채취했다. 세면대도 감식했다. 휴지를 채취하고 유리문 손잡이도 분해해 감식했다. 그러나 유리문 손잡이와 화장실 문에서는 지문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범인이 밀대 걸레로 지문을 지운 듯 벽면은 걸레 자국이 곳곳에 선명히 나있었다. 범인이 상당히 주도면밀한 녀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수팀은 6시간의 감식 끝에 지문을 현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팀은 화장실 출입문 문틀 오른쪽에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왼손 무지와 문틀 안 쪽 벽면에서 왼손 소지, 그리고 왼쪽 벽면에서 오른손 무지의 각 지문 3점을 채취했다. 당연히 지문이 묻어 있어야 하는 변기주변과 변기 뒤 벽면 주위, 그리고 화장실 출입문은 지문이 나오지 않았고 걸레로 지운 흔적만 있었다.
밀대 걸레로 지문 지워
지문의 흔적을 보자 박 형사는 사건당시를 머리에 그릴 수 있었다. 범인은 피해어린이의 입을 오른손으로 틀어막은 채 아이를 뒤에서 끌고는 몸으로 건물 유리출입문을 밀고 들어갔을 것이다.
그리고 1층 복도 끝에 있는 화장실문을 왼 손으로 당겨 열고는 아이를 끌어넣었다. 화장실 입구에서 아이가 버티고 저항하자 문틀과 안쪽 벽면을 사이를 왼 손으로 지탱하면서 아이를 당긴 것이다. 일단 화장실 안으로 들어간 후 범인은 손을 바꿔 왼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오른손으로 화장실 문을 닫았다. 그 과정에서 술에 취한 범인은 오른손으로 자신도 모르게 벽면을 짚었다. 그리고 범행을 마친 범인은 밀대 걸레로 화장실 안 곳곳의 흔적을 지우고, 옷소매로 화장실 출입문 손잡이를 닦아내고는 밖으로 달아난 것이다.
팀은 곧 바로 서울에 있는 경찰청 증거분석계로 채취한 지문을 직접 가지고 가 분석을 의뢰했다. 채취한 혈흔은 국과수로 보내 DNA 감정을 의뢰했다. 머리칼도 국과수로 보내졌다. 그러나 머리칼과 혈흔은 모두 피해 어린이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인근 산부인과로 간 피해 어린이는 곧 이어 고려대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피해어린이의 몸에서 나온 증거물도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졌다.
전과 14범, 성폭행 전과
도 있어
사건 후 사흘째인 13일 경찰청 증거분석계에서 지문의 신원을 보내왔다. 범인은 조두순(57세)으로 안산 단원구에 살고 있었다. 피해 어린이 집에서 불과 500m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형사대가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잠을 자고 있던 조두순은 단원경찰서로 압송됐다. 그는 뚱뚱한 체구에 얼굴은 둥글둥글 하고 피부색이 검고 손이 두꺼웠다. 머리칼 숱은 많은 편으로 검은색 염색을 하고 있었다. 전과 14범으로 강간으로 징역을 살기도 했다. 그는 평소에도 술에 만취한 적이 많아 알콜중독 증세가 있었으며, 행동이 난폭해 폭력을 다반사로 휘둘렀던 것으로 아내의 진술로 밝혀졌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범행현장에서 500여 미터 떨어진 건물에서 경비원으로 일했다.
교묘하게 부인하는 흉악범
재판에서 조두순은 범행을 부인했다. 그는 1, 2회 공판에서 현장에 간적이 없고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3회 공판에서 검사가 증거물로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을 제시하자 그는 화장실에 간 사실을 인정하며 “소변을 보기 위해 교회 건물에 들어갔는데 화장실 문이 열리면서 어떤 남자가 나왔고, 그 남자가 나온 문을 열어보니 피해자가 앉아 있었다. 피해자를 일으켜 세웠으나 피해자가 다시 주저앉아 범인으로 몰릴 것 같아 그냥 피해자를 화장실에 두고 밖으로 나와 집으로 갔다”고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장이 지문이 채취된 자리와 피고인이 말하는 것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다그치자 그는 왜 지문이 그곳에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경찰이 조작한 것이라고 우겼다.
검사가 체포당시 조씨의 집에서 가져온 양말과 흰색 운동화에 묻은 혈흔에 대해서도 그는 근처 술집에서 성명불상의 남자와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상대방 남자의 코에서 흐른 피가 묻은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 감정결과 피고인의 운동화에 묻은 혈흔에서 검출된 유전자형이 피해 어린이의 유전자형과 일치하는 것으로 감정됐다는 것을 조씨는 모르고 있었다.
또 조씨는 피해 어린이가 머리가 검고 안경을 쓰지 않았다고 진술했는데 자신은 머리가 희고 안경을 쓴다며 범인의 인상착의와 맞지 않다며 또한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구속돼 있는 동안 염색이 탈색돼 흰머리가 드러난 것이었으며 안경 또한 돋보기로 평소에는 잘 사용하지 않았다. 체포당시 찍은 영상녹화물에서 조씨의 머리칼은 검은색이었으며 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가짜 알리바이와 무죄 탄원서
그는 가짜 알리바이를 제시하기도 했다. 사건 당일 자신은 처가 8시 50분에 퇴근하는데 처를 위해 씻을 물을 데웠고, 자신은 11시까지 집에서 야인시대를 시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퇴근해 집에 왔을 때 남편은 집에 없었고, 세면장에서 씻고 있는데 9시쯤에 들어와서 작은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안방으로 들어가 바로 잠을 잤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처의 진술을 확인해주자 그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렸다. 그는 재판부에 무죄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는 법정에서 판사에게는 90도로 깍듯이 인사하면서도 피해자와 그 부모들에게는 눈을 마주쳐도 고개조차 숙이지 않는 냉혈한 이었다.
사건 후 조두순을 면접한 이유라 경기경찰청 과학수사계 범죄분석관은 수사전문 월간지 ‘수사연구’에 기고한 ‘아동성범죄의 특성과 조두순’에서 조두순은 사이코패스 판정도구인 ‘PCL-R(Psychopathy Checklist-Revised)’ 검사 결과 사이코패스 진단 기준 25점을 넘는 29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두순은 징역 12년과 7년간 전자발찌 부착형에 처해졌으며, 사건 후 그의 범행이 알려지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청송교도소 특별감방으로 이송돼 형을 살고 있다.
기사 출처 : 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86&aid=0002005626
'~2021.11.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성가족부 장관'님께서 '조두순의 신상공개를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2) | 2020.09.16 |
---|---|
'조두순 사건' 내용 정리 (출처: 법률사무소 위드 블로그) (0) | 2020.09.16 |
Tue/09/15, 2020 누룽지계란죽, 옥돔소금구이 (0) | 2020.09.15 |
[스크랩] 환각 질주 해운대 포르쉐 운전자, 사고 직후 증거 인멸 시도 (0) | 2020.09.15 |
[영상]'해운대 7중 충돌' 포르쉐, 앞서 2차례 사고낸 뒤 광란의 질주 (0) | 2020.09.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