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1.11.14

천연비료 만들기(2) - 커피 찌꺼기 비료

by 코코쿠쿠 COCOKUKU 2020. 7. 28.
반응형

천연비료를 만들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바로

비료를 만들기 위한 재료값이 안 드는 것이 첫번째였고,

두번째는 과유불급이라고 비료를 잘못 만들어서 혹은 뿌리는 방법이 잘못되어서

작물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된다면 그냥 아예 비료를 주지 말자고 생각을 했었어요.

우리가 카페에 가보면, 커피찌꺼기를 무료로 가져갈 수 있게

사장님들께서 일회용 컵에 진열해 두고 있는 걸 다들 많이 보셨을 거에요.

천연비료에 대해 관심을 갖다 보니, 커피찌꺼기 비료는

적어도 준비물을 구비하는데에는 돈이 전혀 안 들겠다... 싶은 재료 중 하나였어요.

그래서 저는 요즘 자주 가는 카페에 가서 사장님께

"사장님, 혹시 커피찌꺼기 남는 거 있으시면 저희가 조금 가져가도 될까요?" 라고 했더니

사장님께서 "주말 농장 하세요?" 라고 되물어 보시더라구요 ㅇㅅㅇ

커피를 다 내리고 나서 남은 찌꺼기는

카페에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사장님도 기뻐하며 2번째 갔을 때는 잔뜩 모아주셨답니다.

그런데 커피찌꺼기는 거름으로 줘도 된다 VS 안된다고 의견이 분분해서

사실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던 천연 비료 입니다.

하지만 저는 초보 농사꾼이기도 하고,

천연 비료를 뿌려서 지금 잘 자라고 있는 식물의 성장이

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저해된다고 해도

이또한 텃밭가꾸는 데에 있어서 하나 배워가는 게 있을 거라고 결단을 했어요.

커피 찌꺼기에는 질소와 인이 풍부해서

텃밭이나 화분에 식물을 키울 때 비료로 쓸 수 있습니다.

단 막 커피를 내린 찌꺼기를 바로 뿌려서는 안되고,

흙과 낙엽, 톱밥 등과 혼합해 발효를 시켜 써야 한다고 해요.

계절에 따라 2주~2달 정도 숙성하면

지렁이 등 유익한 생물이 살기 좋은 흙이 됩니다.

커피는 약산성을 띠기 때문에에

수국, 진달래, 장미 등 산성토양에서 잘 자라는 식물에 뿌려주는 게 좋습니다.

저의 텃밭 기준으로 생각하면 방울토마토나 고추 같은

약간 산기가 있는(=신맛이 나는) 작물에게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어요.

사실 EM원액이라고 그 원액과 커피찌꺼기를 알맞은 비율로 넣고,

매주 휘휘 저어주며 따뜻한 곳에서 푹 묵히는 방식으로 약 2달 간 발효를 시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들 하는데, 마침 장마철이기도 하고

비료를 주는 시기가 더 늦어지는 것보다는

야매(?)로라도 얼른 만들어서 차선의 효과를 내는 방법을 선택했어요.

EM원액은 가까운 행정복지센터에서도 구매가능하다고 하니깐

주말 농장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온오프라인에서 가격이나 농도 등을

미리 알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사서 쓰는 전문적인 비료를 썼을 때보다 드라마틱한 효과가 있지는 않겠지만,

비료를 전혀 안 쓴 것보단 조금은 더 낫지 않을까 싶어

도전하게 된 커피찌꺼기 비료 만들기 !!!

제가 커피찌꺼기로 천연비료 만드는 과정을 함께 공유하려 합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마트에 가서 마음에 드는 쟁반 2개를 사왔습니다.

처음 계획은 하나만 사려고 그랬는데,

왼쪽 쟁반의 디자인이 제 눈을 사로 잡아서 ㅋㅋㅋ

하나는 DP되어 있는 제품 중에 가장 큰 쟁반으로,

나머지 하나는 제 취향의 제품으로 하나 Flex 했어요 ㅎㅎ

커피 찌꺼기를 각질제거에 사용하든, 탈취제로 사용하든 그 용도가 무엇이든 간에

가장 1순위가 앞서 얘기한 수분 없이 빠짝 말리기 인데요,

말려서 사용하지 않으면 곰팡이가 생겨서 활용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커피 찌꺼기 말리는 방법은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약 3일간 말리면 된다고 해요.

물론 커피 찌꺼기 양에 따라 완전히 말리는데에 걸리는 시간은 천차만별이겠지만,

만져보았을 때 수분이 전혀 없이 파스스 부서지는 것이 느껴진다면 제대로 마른 것입니다.

커피찌꺼기를 말리기 전에 우선 뭉쳐있는 가루를 최대한 부숴줬어요.

표면적을 최대한 넓혀야 빨리 마를 거란 생각에

쟁반에 커피찌꺼기 덩어리를 담고 나무스푼으로 꾹꾹 눌러줬답니다.

커피 찌꺼기 말리기 위한 방법으로는 4가지가 있어요.

(1) 햇볕에 신문지 또는 달력을 깔고 그 위에서 말리기

- 이 방법이 가장 많이 알려진 방법이긴 하지만, 한번씩 뒤적거려 주어야 하고

오히려 덜 마를 수도 있는 위험이 있으며 뭔가 만드려고 하다가도 시간이 오래 걸리면

좁은 집 안에 마땅히 둘 공간도 없어서 다른 방법을 쓰기로 했어요.

- 미세먼지가 너무 심하기도 하고, 날이 더워서 벌레가 많아 창문을 늘 닫고 살기도 할 뿐더러

요즘 장마철이라 밖이 오히려 훨씬 눅눅하고 습해서 햇볕에 말리는 건 제게 불가능한 방법이었어요 ㅠ

(2) 전자레인지 사용하기

- 필요한 양을 소분하여 그릇에 담고 전자레인지로 돌리기.

- 양에 따라 시간을 달리하여 본인의 감으로(?) 조금씩 비교해 가며 말려보기.

- 전자레인지를 활용하기엔 너무 양이 많아서 차라리 가열하는 방법이 낫겠다 싶었답니다.

(3) 후라이팬으로 가열하기

- 타지 않을 정도로 볶는 방법입니다.

- 중간열에서도 해보고 약불에서도 해보았는데,

불에서 눈을 떼지 않고 냄새에 민감하시다면 불의 세기는

너무 쎈 불만 아니면 괜찮을 것 같아요.

- 양이 많아서 처음엔 약불로 하다가 중간에 익숙해졌을 즈음에는

중간불로 열심히 볶아줬답니다.

(4) 겨울에 만들 경우, 보일러 틀기

- 지금은 한여름 장마철이라.... 제습하는 것 정도는 가능한데

보일러 틀기란 저의 조건상 불가능 해서 가볍게 패스했어요.

기스가 나도 상관 없는 냄비에 적정량을 넣은 후

커피의 은은한 향이 올라오고 연기가 스멀스멀 올라올 때까지

살살살 저어가면서 열을 가해 주었답니다.

 

열을 가하고 나서 바로 밀폐용기에 담으면 오히려 그 열기 때문에

습기가 차서 오히려 열을 가한 것이 비료를 만드는데 역효과가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쟁반에 넓게 펼치고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서 그때그때

빠싹하게 열기까지 완전히 제거해 주는 방식으로 커피를 말려주었답니다.

왼쪽 사진 상에서 왼쪽에 넓게 펼쳐진 부분이 이미 어느 정도 식은 커피찌꺼기이고,

동그랗게 뭉쳐 있는 부분은 이제 막 열처리해서 식혀야 하는 가루였어요.

열을 가했다가 겨우겨우 식힌 커피찌꺼기에 뜨겁게 달궈진 커피찌꺼기를 만나게 하면

다시 처음부터 말리기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온도를 적절히 조절해 가면서

최선의 방법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처음엔 쟁반 1개만 살 걸 왜 비쥬얼에 혹해서 2개나 샀을까...

마트에서 오는 길에 약간 후회를 했었는데, 워낙 카페에서 받아온 커피찌꺼기가 많다보니

쟁반 2개도 조금 버거웠던 감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ㅋㅋㅋ

 

짠!!! 열처리 후 충분히 식힌 다음에 밀폐용기에 담은 커피찌꺼기 비료입니다.

 

저녁 운동을 끝내고 밤늦게까지 땀흘리며 만든 커피찌꺼기 비료를 가지고

다음날 텃밭에 거름을 주었어요. 네이버나 유튜브에서 아무리 검색해 보아도

작물에 직접 닿아도 상관없다 VS 직접 닿으면 산기(=acid)가 높아 좋지 않다라는 의견이 분분해서 혼란스럽더라구요 ㅠㅠ

결국 저는 조심해서 나쁠 것 없겠다 싶어 작물 사이 사이를 삽으로 구멍을 뚫고

그 사이에 비료를 넣는 방식으로 작물에게 커피찌꺼기 비료를 주었답니다.

어떻게 보면 먹고 남은 음식물 찌꺼기에 불과할 수 있지만,

이렇게 천연비료를 직접 만들어 보니 환경도 생각하고 또 돈도 절약되고

주말 농장에서 자라는 작물들은 보다 더 잘 자랄 수 있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재활용 방법이 있을까 싶어 제가 만들고도 굉장히 뿌듯했답니다.

 

반응형

댓글